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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식과  마음은 다르다  -김채은 (서울여중)- 

(이글은 2010년 나누미락이 발행한 우리들의 멋진 나눔이야기2의 글을 발췌한 글입니다. )

 


 3월 7일, 모두가 집에서 TV를 보거나 재미있게 놀고 있을 때쯤, <나 누미락> 봉사단과 <푸른누리> 오케스트라-합창단 단원들은 그것과 다 른 일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진 피해 나라들을 위해 모금을 하 는 봉사였다. <푸른누리> 오케스트라, <나누미락> 봉사단 등 20여 명 은 우선 <나누미락>에 모였다.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어색한 사이도 있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끼리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김태리 기자 어머니께서 직접 만들어 오신 천연비누와 사탕 을 포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어색한 분위가가 사 라졌다. 봉사하러 왔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신나게 포장한 중학생 기자 나눔이 즐거움이다 들은, 봉사시간을 준다는 말에 아 차하면서 “아싸” 하며 기쁨의 환 호성을 질렀다. 봉사시간을 채운 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몇 팀으로 나눠서 차를 타고 봉사 장소로 갔 다. 

 처음 그곳으로 가서 악기들을 세팅하고 우리의 마음을 담은 판넬을 들었을 때, 목소리도 안 나오고 얼굴도 빨개지고, 손이 떨릴 만큼 부끄러웠지만, 용기를 내어 연주를 시 작했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아닌 봉사단원들은 우리가 가져온 책상 위 에 모금을 해주실 분들께 선물로 드릴 천연비누와 사탕을 포장한 것을 다 올려놓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아이티를 도와주세요!” “우리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힐끗힐끗하고 쳐다가는 사람과 웃기다는 듯이 웃고 지나가는 사람 들이 많을수록 우리는 주눅 들지 않고 더욱 용기를 내어서 더 큰 목소 리로 외쳤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진피해가 난 지역은 우리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외치니 점점 사람들이 책상 주위로 모여들기 시작했 아이티 지진 피해자 돕기 모금연주다. “이 행사는 어디에서 하는 거죠?” “이렇게 모은 돈은 어디로 가나 요?” 물어봐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성실하게 말씀 드리고 모금함에 넣는 돈의 액수가 만 원이든 천 원이든 백 원이든 십 원이든, 우리는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천연비누와 사탕을 손에 쥐어 드렸다. 


 나와 덕성여중 김채은 기자, 한유경 기자, 김민경 기자는 길가는 분 들 중 한 분에게 “저기 죄송한데요.” 하며 말 걸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반응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내가 말을 건 아주머니께서는 함께 가시던 할머니에게 “보지 마, 보지 마.” 하며 지나가셨다. 정말 창피하기도 하고 실망도 되었다. 그 일을 겪고 나니 ‘내가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 외에도 “저기 죄송한데요, 혹시 바쁘세요?”라고 여쭈면 거의 대 부분이 “네, 바빠요.” 하면서 우리를 피해 지나갔다. 정말 너무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관심을 가져주시거나 “바쁜데, 볼일 다 보고나 서 올게요.” 하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라도 계셔서 조금은 마음이 놓 였다. 또 길을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 푸른누리 나누미락에서 왔습니다. 아이티 지진피해 모금함에 참여해주세요!” “바쁘신 와중에 죄송하지 만 시간을 내어 아이티 모금함에 참여해주세요.” 하며 소리쳤다. 나눔은 즐거움이다 목도 아프고 몸은 추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 었다. 평소의 나라면 100원을 넣는 사람에게 “쩨쩨하다.” “치사하다.” 했을 텐데, 이번 봉사 때는 100원이 한 명 이상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 을 하니 100원짜리 조그마한 동전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했다.

  100원 을 넣는 사람에게도 “감사합니다.” 하고 일제히 인사를 하며 사탕을 드 렸다. 이젠 봉사시간이 20분쯤 남았을 때,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악기를 놓 고, 또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던 단원들도 책상 앞에 주르 륵 서서 함께 간절하게 외쳤다. “우리에겐 100원 아이티에겐 생명!”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 다! 아이티를 도와주세요!” 내가 정말 봉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봉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 었으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 정말 내가 그 모금함에 돈을 넣을까? 아니 면 나를 외면한 사람처럼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까? 이번 봉사를 통해 정말 지진 피해의 실태를 내 몸으로 뼈저리게 느낀듯하다. 그리고 봉사 라는 단어 밑에 가식보다는 마음과 정성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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